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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애플리케이션 체험기: 임포스터가 눈앞에?! Among Us VR

XR 애플리케이션 체험기: 임포스터가 눈앞에?! Among Us VR

Among Us VR 공식 트레일러 영상

Among Us VR, 드디어 정식출시하다!

‘Among Us’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미국 게임사 Innersloth의 대표작이자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Among Us’가 지난 11월 10일에 VR 버전으로 정식 출시했습니다. 게임명은 ‘Among Us VR’로 Steam VR, PS VR, Meta Quest2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Steam과 Meta Quest Store에서 한화 약 1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Google Play Among Us 공식 스크린샷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Among Us가 어떤 게임인지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Among Us는 추리형 보드게임 ‘마피아 게임’을 비디오 게임으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4~10명의 플레이어 중 ‘시민’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크루원’이 고장 난 우주선에서 다양한 미션을 클리어하며 ‘마피아’ 역할을 수행하는 ‘임포스터’를 색출해내는 게임입니다.
임포스터가 크루원을 죽이면 그 자리에 시체가 남는데 이를 발견한 누구든 시체 보고를 할 수 있으며, 즉시 회의 상태로 진입하여 크루원을 제거한 임포스터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후 투표가 진행되고 최다 득표를 얻은 플레이어가 퇴출당하는 방식으로 라운드가 진행됩니다.
게임의 승리 조건은 심플합니다. 크루원의 경우 전원이 모든 미션을 완료하거나 임포스터를 전부 색출해내면 승리합니다. 임포스터는 크루원과 임포스터의 생존 인원을 동일하게 만들거나 치명적인 방해공작(이하 사보타주)의 제한 시간이 초과하면 승리합니다.
Among Us VR의 플레이 방식과 세계관은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었던 원작과 동일합니다. 다만, 플랫폼이 VR인 만큼 사용자에게 더욱 몰입감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이식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존 모바일 버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정말 궁금한데요, 이 글에서는 직접 Meta Quest2를 착용하고 Among Us VR을 플레이어로서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Among Us VR 체험기

Among Us 메인화면 (좌측), Among Us VR 메인화면 (우측)

차원이 다른 몰입감

Among Us VR을 실행하면 어딘가 익숙한 우주 공간에 놓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몽어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배경음악에 맞춰 우주유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어디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원작 Among Us의 2D 디지털 이미지로만 접했던 메인화면 속 세상으로 직접 들어간 것입니다. HMD를 착용하고 있는 머리를 아래로 숙여 컨트롤러를 쥔 손을 바라보면 어몽어스 캐릭터의 붉은 손이 보입니다. 컨트롤러를 쥔 손을 손등이 보이는 방향으로 뒤집으면 가상세계의 붉은 손도 동일한 방향으로 뒤집혀 보였습니다.
게임 매치에 성공하면 게임의 시작 지점인 ‘식당’에서 플레이어들과 함께 대기합니다. 모바일 버전은 3인칭 시점의 2D 디지털 이미지를 바라보거나 조이스틱을 활용해 단순히 X축과 Y축을 돌아다니며 대기했다면, Among Us VR는 1인칭 시점으로 뷰포인트에 따라 주변 환경과 실시간 상호작용하며 3D 공간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 인원이 충족되면 방장의 의사에 따라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후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역할을 배정받은 뒤 각자 도맡은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크루원이라면 컨트롤러의 트리거를 눌러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고, 임포스터라면 해당 방식으로 크루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Among Us VR 시체 보고 (좌측), 회의 장소 현장 (우측)
게임이 무르익으며 시체가 발견되자 모든 플레이어가 회의 장소에 강제로 소환되었습니다. VR 환경에서 다수의 사람들과 진행하는 회의는 특별했습니다. 고요한 우주 공간을 누비는 우주선 내부, 어느 커다란 회의 장소에서 실제로 사람들과 함께하는 듯한 현존감(Presence)은 물론이고, 공간음향 기술은 소리의 방향뿐만 아니라 거리감까지도 재생하여 입체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더해서 컨트롤러를 쥔 손은 현실의 손 제스쳐를 실시간으로 피드백하여 비언어적 표현까지도 전달했습니다.
나아가 해당 게임은 ‘음성 채팅’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지만, ‘빠른 채팅’이라고 불리는 다소 제한적인 채팅 기능도 함께 지원했습니다. 빠른 채팅은 플레이어가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멘트를 선택하고 전송하는 기능입니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채팅을 자유롭게 타이핑할 수 없다는 점에 외면받았으나, VR 환경의 경우 컨트롤러를 활용한 타이핑이 불편하여 오히려 몰입감을 깨뜨리는 요소로 지적되었다 보니 빠른 채팅 기능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편리한 도구로 느껴졌습니다.
Among Us VR은 위와 같이 플레이어가 가상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적절히 결합했고, 플레이어가 컴퓨터로 만들어진 세계에 들어가서 계산된 반응을 마주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고 느끼게 했습니다. 즉 불신의 중지(Suspension of Disbelief)를 일으킨 것입니다. 여기서 불신의 중지란 사용자가 가상세계에 몰입하게 되어 해당 세계가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개의치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가상현실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한 시도

위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VR 게임을 체험하는 플레이어는 현실 세계가 차단된 상태에서 가상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가상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공간 현존감(Spatial presence)’을 경험합니다. VR 기술이 혁신적인 몰입감을 제공한 바는 주목받아 마땅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즐길 법합니다. 하지만 VR은 아직 사이버 멀미(Cyber Sickness) 또는 VR 멀미(VR Sickness)라고 불리는 커다란 난제를 안고 있어 콘텐츠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멀미는 일반적인 멀미와 다른 원인으로 발현합니다. 교통수단 및 놀이기구 탑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적인 멀미는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자극되어 발생하는 반면, 사이버 멀미는 시지각 정보와 움직임에서 오는 전정기관 정보의 부조화로 인해 유발됩니다.
자세하게 살펴보자면 VR 환경의 반응 대기시간, 시야각, 광학 왜곡, 트래킹 오류 등의 하드웨어적인 요소부터 컷 편집, 카메라 이동, 회전 등 콘텐츠 요소가 멀미 유발의 요인입니다. 플레이어는 불편감, 메스꺼움, 현기증이나 어지러움, 방향감각 상실, 창백해짐, 발한,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정지영 외 3인, 2017)
Among Us VR 블라인더 옵션 활성화 후의 게임 환경 (좌측), 게임플레이 모드 설정창 (우측)
Among Us VR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작에 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게임 세계 밖에 정지된 그리드 세계를 보여주는 블라인더 옵션을 제공하고 세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해서 컨트롤러에 부착된 조이스틱으로 수평축 회전 움직임 시 연속 회전(캐릭터의 뷰가 원하는 방향으로 점차 회전하는 방식)과 스냅 회전(미리 결정된 각도만큼 회전하는 방식)까지 모든 방식을 지원하는데, 회전 속도부터 각도까지 세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밖에도 위에서 짧게 언급한 머리 기반 이동 옵션을 지원하는 등 플레이어의 사이버 멀미 저감에 힘을 쓴 모습입니다.
특히 VR 조작행위에 있어 플레이어의 신체가 고정되고 행위가 단순한 경우나, 신체 회전에 있어 회전 반경이 클수록 멀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고윤서, 한정완, 2020) 스냅 회전머리 기반 이동 옵션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기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냅 회전 모드를 활성화한 경우와 연속 회전을 활성화한 경우를 각각 경험해보았는데, 상대적으로 회전 반경이 작은 전자의 경우가 훨씬 편안한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Among Us VR기존 모바일 버전의 원작을 초월하는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더 나은 사용자 경험까지도 고려하여 설계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VR은 아직 기술적인 이슈로 인해 사이버 멀미 등과 같은 한계점이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Among Us VR은 그 안에서 VR이 가진 한계점을 최대한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보였습니다.
반면, 아쉬운 점은 한국은 VR 게임 이용률이 저조하다 보니 국내 유저가 거의 없다시피 하여 게임 매칭 시 해외 플레이어만이 매칭되어 언어적인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추후 Among Us VR이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소셜 VR 플랫폼 게임 ‘VRChat’과 같이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게 된다면 더욱 다양한 플랫폼의 플레이어를 확보하고, VR 시장의 잠재고객에게 VR만의 특별한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하며 언젠가 VR 콘텐츠의 붐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작성자: 이재니)
[참고 문헌]
정지영, 조광수, 최진해, 최준호. (2017). VR 콘텐츠의 사이버 멀미 유발 요인.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고윤서 and 한정완. (2020). 가상현실(VR)에서 조작행위가 사이버멀미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융복합연구.
이형철, “출시 3년 만에 깜짝 흥행! ‘어몽 어스’가 전하는 진심”, 디스이즈게임, 2020. 07. 30. https://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263/?n=106570
이원용, “우주선 속 암투극 ‘어몽어스’ VR로 즐긴다”, 글로벌이코노믹, 2022. 11. 11.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211110902463499c5fa75ef86_1/article.html?md=20221111092618_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