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에서 잘못된 정보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는 VR을 매개로 더욱 생생한 경험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현실을 보다 몰입감 있게 만드는 것이 VR의 목표 중 하나죠. 이렇게 VR이 우리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동시에 VR이 잘못된 정보를 쉽게 믿게 하거나 확산시킬 가능성 역시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뉴스 콘텐츠 등 이미 수많은 정보를 포함하는 여러 정보 관련 생태계는, 이미 잘못된 정보들에 대해 상당한 우려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의 양극화나 정보들에 대한 신뢰도 감소 등을 뜻하는데요. 기존 텍스트나 이미지, 비디오를 훨씬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는 VR을 보면, ‘잘못된 정보로 청중을 설득할 가능성’은 특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R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능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고, 청중의 ‘잘못된 믿음’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지속해서 존재했지만, 선거나 코로나19 등 중요한 사회적 사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거짓 정보를 손쉽게 생성해 퍼뜨릴 수 있는 인터넷 환경으로 오보의 확산은 쉬워졌고,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위협’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기후 변화 바로 다음 순위로 기록될 정도로, 잘못된 정보에 대한 인식은 치명적입니다.

이런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에게 노출되었을 때 치명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의 신뢰할 수 있는 뉴스에서 잘못된 정보를 분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한, 소셜미디어의 뉴스 출처를 깊이 있게 확인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정보는 젊은 성인에 비해 Media Literacy가 제한적일 수 있는 노인과 같은 더 취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에게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VR이 주는 부정적 영향은 "잘못된 정보에 노출된 후 발생하는, 과거 축적된 기억의 손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이 한 직접적인 경험과 충돌하는 잘못된 정보를 수신해 기억의 정확성을 방해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또, VR 환경은 기존 미디어 환경에 비해 콘텐츠 개발이 까다롭고 어려워, 기존 소셜미디어 환경에 비해 콘텐츠 생산 자체의 장벽이 높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잘못된 정보는 생산자의 의도와 별개로 사용자에게 우연히 잘못된 믿음을 심어줄 확률보다는, 애초에 사용자의 잘못된 믿음을 조장하려는 의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VR 콘텐츠의 제작은 기존 소셜 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다릅니다. 누구나 몇초 만에 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영상을 만드는 것과 달리 효과적인 VR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꽤 많은 시간이 들고 복잡합니다. VR에서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은 VR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의 발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현재 VR 환경에서의 정보 생성 과정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모델링이며, 다른 하나는 생성형 AI입니다.

모델링과 다르게, 간단한 프롬프트에서 언어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는 향후 잘못된 정보 생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VR 환경이나 콘텐츠가 생성되는 방식을 바꾸어 기존 소셜 미디어 환경과 유사한 방식으로, 누구든 쉽고 빠르게 VR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VR 콘텐츠의 특성과 앞으로 전망되는 VR 콘텐츠 제작과정의 다양화 및 간소화 특성 상, VR 환경을 통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하는 사용자들을 점차 많아질 것입니다. 다시 말해, VR 환경은 기존 웹사이트나 소셜 미디어 환경에 비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이러한 몰입감 있는 경험은 다른 환경에 비해 잘못된 정보를 신뢰하게 할 확률도 높일 수 있는데요.

먼저 몰입감을 높여 잘못된 정보의 확산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VR의 하드웨어 측면 요소에 대해 살펴볼까요?

시야각

시야는 사람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추정값입니다. 시야는 주로 화면 크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일반적으로 큰 이미지가 작은 이미지보다 더 감정적으로 흥분시켜 충동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따라서 기존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비해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VR 환경에서는, 사용자들이 ‘휴리스틱’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휴리스틱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불확실한 사항에 관해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지만, 명확한 실마리가 없으면 사용하는 어림짐작과 같은 방식을 의미합니다.

3D 렌더링

3D 렌더링은 실제로 인간이 보는 방식과 유사하게, 다른 환경과 차별되는 VR 환경의 ‘깊이감’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공간 오디오

공간 오디오는 사용자의 머리가 움직일 때 오디오의 위치도 동시에 바뀌는 음향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가상 공간에서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유발하는 UI 요소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몰입감을 높이고 차원이 다른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켜 잘못된 정보를 신뢰하게 할 수 있습니다.

햅틱 피드백

촉각 관련 출력은 사용자가 사용하는 핸드 컨트롤러의 진동으로 렌더링 됩니다. 예를 들어, 달에 착륙하는 시뮬레이션을 가정할 때, 사용자가 손을 뻗어 착륙선을 만질 때 약간의 진동을 경험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햅틱 피드백은 경험의 전반적인 사실성에 기여합니다. 혹은 이런 햅틱 피드백은 두 사용자가 터치를 주고받음으로써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이런 가상 환경에서의 접촉을 통한 햅틱 피드백은, 사용자가 VR 환경에서 어떤 결정을 하도록 유도할 확률을 높여줍니다.

헤드 트래킹

헤드 트래킹은 VR의 가장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VR은 사용자의 머리 위치를 추적하고, 그 위치에서 보여야 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장면을 다시 구성하고,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에 내장된 화면과 스피커에, 콘텐츠를 초당 약 90프레임으로 표시하는 주기로 작동합니다. 헤드 트래킹이 없다면 VR은 입체 영화로 축소됩니다. 헤드 트래킹은 VR 환경에서, ‘프레젠스’라고도 일컫는 사용자의 존재감을 증가시킵니다.

그럼, 이제 VR 콘텐츠 측면의 요소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자기표현

VR은 나이, 체형, 성별, 인종, 심지어 종까지 실제 자신과 다를 수 있는 아바타를 통해 자기표현을 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사용자가 가상 환경을 떠난 후에도 행동, 태도 및 정서적 반응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당시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보자는 한 작가의 작품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박물관에 최근 팔레스타인 일반 가정집 거실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 등장한 것인데요. '손님’이라고 이름 붙인 작품으로, 공간의 한쪽은 유대인 가정처럼 꾸미고 다른 쪽은 팔레스타인 가정처럼 꾸몄습니다. 이때, 관람객 대부분은 유대인으로 20만 명 이상이 이 작품을 경험했고, “아랍 가정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다”, “아랍 가족의 모습을 보다니 놀랍다”라는 소감이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박물관은 예루살렘 아랍인 거주지역과는 3.2km, VR 영상 촬영에 동의해 준 팔레스타인 가족이 거주하는 요르단강 마을과도 9.6km 거리에 불과하지만, 이 두 집단 간 실제 교류는 사실상 전무했다는 것을 방증해 주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 군인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제공되었는데요. VR 환경을 통한 경험으로 팔레스타인 부부 또는 이스라엘 군인의 영원한 관점에서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팔레스타인인의 관점을 경험해 본 이스라엘 군인들은 VR 경험 후 일관된 공감의 태도를 보이며 실제 전시 상황에서 “발사" 결정을 덜 내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공간적 제약의 극복을 통한 지속성

메타버스를 아주 매력적으로 만든 이유 중 하나는 메타버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세상이라는 점입니다. 흔히들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환경이라고 합니다. 이런 환경을 위해서는, 사용자가 일관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적절한 시각 정보를 볼 수 있도록 VR 환경을 적절히 렌더링해야 합니다. 이렇게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가상환경을 통해, 사용자는 기존의 어떤 주장이나 신념을 강화할 수 있고, 잘못된 정보 생성에 더 쉽게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소통 방식의 확장

VR 환경은 ‘비언어적 표현’과 같은 더 폭넓은 사회적 행위를 가능하게 합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인 채팅방이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있을 때, 다른 사용자가 게시한 경우 다른 사람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VR 환경에서는 한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향해 고개를 돌리거나 곁눈질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비언어적 행동은 VR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며, VRChat과 같은 플랫폼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단서는 정보에 기반한 사용자 설득에 더 크게 기여합니다. 행동의 현실감이 높은 아바타는 상대적으로 낮은 아바타보다 어떤 의견에 대한 동의를 끌어낼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사용자로부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아바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바타보다 더 강한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적극적인 반응을 유발함과 동시에 사용자를 설득해 믿게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보다 생생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현존감을 높이고 기존에 없던 소통방식을 만들어 내는 가상환경, 기존의 소셜미디어도 겪고 있는 잘못된 정보 확산 관련 문제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기존 소셜미디어가 그랬듯이 허위 콘텐츠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시도를 해야하고, 이런 위험을 사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어야겠죠. VR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러한 우려 사항을 충분히 인식해야 하며 콘텐츠의 ‘신뢰와 보안’에 힘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신뢰할 만한 콘텐츠와 정보로 이루어진 가상환경이 만들어 갈 ‘몰입감 넘치는’ 무궁무진한 미래, 기대되지 않나요?

(작성자 : 김채연)

[Reference]

stanfordvr.com

https://stanfordvr.com/mm/2023/03/Misinformation-in-Virtual-Reality.pdf

예루살렘서 팔레스타인 가정 VR 체험…화해 위한 '작은 노력'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증오의 악순환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자는 한 작가의...

https://www.yna.co.kr/view/AKR20180920138500009

Managing misinformation in the make-believe world of virtual reality | Gilbert + Tobin Lawyers: Law Firm in Sydney, Melbourne & Perth

Virtual reality (VR) is intended to create an immersive fictional environment that is an alternative to, but indistinguishable from, the real world. As a recent article by Stanford academics (James G. Brown, Jeremy N. Bailenson, and Jeffrey Hancock) observed:

https://www.gtlaw.com.au/knowledge/managing-misinformation-make-believe-world-virtual-reality

Many Developed Countries View Online Misinformation as ‘Major Threat’

New research from the Pew Research Center shows nearly three-quarters of respondents are very concerned about the spread of false information online.

https://www.nytimes.com/2022/08/31/technology/pew-misinformation-major-threa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