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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의 성공 방정식: 재미를 찾아서😎

블록체인과 온라인 게임

구독자 여러분께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여기서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소규모 블록으로 나누어 연결한 분산 데이터 저장 기술입니다. 해당 기술은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클라이언트 PC끼리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는 P2P 방식을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전자장부를 이용함이 특징입니다. 또한, 모든 참여 노드에 데이터 변경 리스트를 기록해 임의 조작을 방지합니다. 즉 중앙 관리자 없이 거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지요.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화제 되며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블록체인 산업은 지난해 부정적 시각이 깊어지면서 암울함을 맞았던 산업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뱅크런 사태, 위메이드 '위믹스' 상장 폐지 등 굵직한 악재가 겹치며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급속도로 냉각되었죠. 이용자 사이에서도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심화된 것이 이유입니다.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크립토 윈터’라는 말이 나오며, 기업공개(IPO)를 예고했던 기업들도 줄줄이 철회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서도 10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 중인 분야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게임 산업입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라X와 하바, 컴투버스 등이 줄줄이 100억대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했기도 합니다. 또한, 올해 위메이드 ‘위믹스’는 재상장 소식을 안고 돌아왔고, 넥슨·위메이드·컴투스 등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통한 비전을 발표하며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국내 게임사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공통점이 정통 게임사에서 시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P2E를 넘어,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블록체인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러브콜의 이유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과 온라인 게임을 어떤 방식으로 믹스했는지 궁금해집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 앞으로 블록체인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블록체인과 게임의 만남

엑시 인피니티
엑시 인피니티
엑시 인피니티(AXS)이더리움 기반의 NFT 블록체인 스마트폰 게임입니다. 모바일 턴제 RPG로, 엑시라는 이름의 몬스터를 키워 전투를 한다는 콘셉트입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게임 내 회원가입뿐만이 아니라, 자체 암호화폐 지갑 로닌을 설치하고, 로닌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보낼 별도의 외부 지갑 메타마스크를 설치해 이 두 가지를 연동해야 합니다.
이건 기본적인 세팅일 뿐이고, 실제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엑시 3마리를 구입해야만 가능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엑시 한 개 기준 약 100만 원부터 150만 원까지 가격이 형성되었다고 하니,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서는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가 시세가 오르면 판매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등 유저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다만 현재는 해킹 이슈로 인한 가상자산 탈취(약 7,450억 원)와 이로 인한 투자금 조달 부진 등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엑시 인피니티의 유저들은 사실상 게임성보다는 수익률을 보고 플레이한 이용자가 다수였다 보니,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며 사용자 이탈도 늘게 되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넥슨은 자사의 MMORPG 메이플스토리의 IP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발표하며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음을 알렸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진행된 ‘GDC 2023’을 통해 블록체인 메인넷 파트너사가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황선영 넥슨 그룹장은 “글로벌 Web 3.0 시장에서 주목받는 폴리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그리는 NFT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게임과 블록체인 세계가 융합하는 가상 세계의 진화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첫 타이틀은 원작 메이플스토리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C 기반의 신규 글로벌 MMORPG ‘메이플스토리 N’이라고 합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샌드박스 제작 플랫폼 ‘MOD N’과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NFT 기반 앱 개발 시스템 메이플스토리 N SDK’까지 선보이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플레이댑
플레이댑의 게임 간 NFT 상호운용
플레이댑자사의 게임과 NFT 기술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한 사례입니다. 플레이댑은 ‘신과함께: 빛의원정대’를 선보이면서,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은 일반적인 게임과 큰 차이 없이 구성하고, 게임 내에 콘텐츠인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화하여 게이머들끼리 거래할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게임 간 NFT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게임 A에서 게임 B로 NFT가 이동하며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플레이댑은 2019년 선보인 ‘크립토 도저’와 ‘도저 버드’ 게임을 통해 상호운용을 최초로 증명했습니다. 특정 NFT를 얻기 위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오갔고, 두 게임 모두 지표가 긍정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도 나왔다고 합니다.

한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모든 데이터를 올려 서비스하는 게임은 기술적인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우선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속도는 중앙 서버에 비해 느리기 떄문에 게임의 콘텐츠가 빈약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많은 거래를 처리하는 비자(VISA)의 경우 1초당 처리할 수 있는 초당거래량(TPS)이 2만 4000개로 알려져 있지만, 비트코인은 7개에 불과합니다. 이더리움도 20TPS 정도이고 최근 테스트에 돌입한 위메이드의 메인넷 위믹스 3.0도 최대 4000TPS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가 오가는 MMORPG 등을 구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TPS 수준과 체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규제입니다. 한국에선 게임 내 NFT 거래가 게임산업법(28조 3호)에서 금지하는 ‘사행성 경품’에 해당돼 P2E게임이 불가합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은 2006년 당시 ‘바다이야기’ 게임의 중독성과 도박피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정된 법입니다. 이 법을 근거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만들어졌고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지 못한 게임은 국내에서 유통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임위는 ‘게임산업법’ 28조 3호에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된 것을 근거로 P2E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최근 P2E 게임 규제 관련하여 게임업계의 불만이 쌓이다 보니,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에서 규제 개선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게임업계에서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아가야 할 바

게임의 본질은 재미입니다.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진성 게이머들에게 왜 게임을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절대다수는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Nicole Lazzaro: 4 Keys to Fun (4가지 재미 요소)
게임은 왜 재미있을까요?
XEODesign 설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Nicole Lazzaro4 Keys to Fun(4가지 재미 요소)에 따르면 재미를 만드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목표 달성에 대한 성취감을 주고(Hard Fun), 호기심에서 나오는 재미와 궁금증 욕구 충족에 대한 재미가 있으며(Easy Fun), 의미 있는 일에 대한 만족감에서 오는 재미가 있고(Serious Fun), 실제 사람들과의 교감에서 나오는 재미와 이를 통한 갈등 해소와 만족감(People Fun)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요.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어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주고, 해결해내면 플레이어는 도전 정신과 성취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흥미로운 이야기 혹은,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가 유저 곁을 맴돌며 재미와 의미를 줍니다. 그리고 시공간에 관계없이 사람들과 만나 지난번에 파티를 짜서 던전에서 잡았던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죠.
현실보다 보다 쉽게 목표 달성을 할 수 있고,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며, 사람들과도 연결될 수 있는 게임은 이 4가지 재미 요소를 모두 갖췄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엑시 인피니트의 실패 원인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엑시 인피니트는 게임의 본질적인 가치인 ‘재미’보다 수익성을 추구했기 때문에 유저들이 떠나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갖고 있던 주식 가격이 떨어지니, 매도하고 빠져나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구독자님께서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이 네 가지 기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