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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기린 그림... 🙊

<Theatre D'opera Spatial>, Jason Allen, 2022, Digital Art
2022년 9월 3일 미술계를 뒤흔들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콜로라도 박람회 미술 경연 대회에서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가 만든 작품이 1등을 수상한 일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달리 사람이 직접적으로 구상하고 그려낸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예술가들은 이 작품과의 경쟁은 공정하지 않다며 분노했고, 이는 많은 논란과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AI 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강력한 예술 도구로 기능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많은 논란과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AI 미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I로 미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구체적인 도구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미지 생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인공지능 프로그램 2가지, DALL-E2 와 Midjourney 를 소개하겠습니다.

DALL-E2

DALL-E2 는 OpenAI 라는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자연어 처리컴퓨터 비전을 활용해 만든 기계 학습 모델입니다. “DALL-E” 라는 이름은 2008년에 출시된 애니메이션 영화 ‘WALL-E’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를 기념해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사용자가 300자 이내의 어떠한 텍스트를 입력하더라도 DALL_E2 는 그에 걸맞은 이미지를 출력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텍스트 뒤에 특정 조건을 입력하면 화풍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Midjourney

앞서 미술 경연 대회에서 1등 상을 받아 화제가 된 Midjourney 는 DALL_E2 와 마찬가지로 영어로 텍스트나 이미지 파일을 입력하면 그림으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그림 관련 인공지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데요. Midjourney 는 색상, 위치, 테마, 스타일 또는 동작 세부 정보를 포함해 훨씬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채팅 서버를 사용해 대화하고 프롬프트를 제공하는 *디스코드를 통해서만 액세스할 수 있다는 단점으로 인해 지적받고 있습니다.
*디스코드(Discord) : 음성, 채팅, 화상통화 등을 지원하는 소셜 미디어 메세징 앱.

사용 후기

Midjourney 이용화면
자세히 살펴보고자 작성자가 직접 두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DALL-E2는 웹사이트에서, Midjourney는 디스코드에서 동일하게 입력한 텍스트의 결괏값으로 각각 총 4가지 결과물이 생성된 화면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텍스트를 입력한 후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이러한 기술들이야말로 예술 창작에 대해 느끼는 높은 벽을 허무는 지점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메타버스와의 연결점

바로 앞에서 논하였듯, AI 미술은 누구나 손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기 함으로써 사용자 주도적 창작의 장벽을 낮춥니다. 이는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갖춰져야 할 조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공지능의 작품은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인공지능은 미술품을 창작하는 방법에 따라 도구형 인공지능과 독립형 인공지능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예술성 인정 여부가 인공지능 기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도구형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이 미술품 창작의 도구로 사용되는 데 불과한 기능을 가집니다. 이에 따라 인간에게 창작행위가 있음을 인정해 줄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이 경우 미술품은 저작권법상 저작물이 되고 인간이 저작자의 지위를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현행 저작권법을 적용함에 있어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독립형 인공지능은 인간은 시작 버튼을 누르는 등의 창작성과 관련 없는 간단한 조작만 하고, 실제로 미술품에 대한 구상과 미술품을 외부에 표현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수행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창작행위를 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가지게 됩니다. 이 경우에 미술품을 만드는 행위를 인공지능에 의한 창작행위라고 인정하게 되면 그로 인해 만들어진 미술품은 저작물이 되고, 인공지능은 저작자의 지위를 부여받을 가능성을 가지게 됩니다. 반대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미술품을 만들어 내는 창작행위를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창작행위라고 인정하지 않게 되면 그 미술품은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되지 못하고 인공지능도 저작자의 지위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이처럼 인간의 개입이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실제 저작권의 적용 범위가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Midjourney DALL-E2 로 만들어진 작품의 경우에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둘 모두 인간이 입력하는 명령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창작해 내기에 도구형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인공지능의 작품을 ‘예술’로 인정해줄 수 있으신가요? 이 문제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사진저작물의 저작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인공지능의 작품도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는 예술로 인정 될 수 있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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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작물은 창작 과정에서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작품과 유사합니다. 아직까지도 논란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사진에 창작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저작물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으로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 결정, 제작의 의도, 빛의 양의 조절 등과 관련된 독자적인 창의와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창작성 여부가 판단이 됩니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DALL-E2 로 만들어진 작품의 경우에도,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적절한 표현을 생각해내는 과정, 작가의 의도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 등 에서 독자적인 창작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성은 저작권에 의한 보호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인 만큼,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더라도, 창작성이 인정이 되는 작품이라면 인공지능의 작품일지라도 저작권 인정을 받을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렇듯, 미술을 배우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퀄리티 높은 작품들을 만들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앞으로 미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작품 완성을 위한 도구로써 AI와 협업하는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콜로라도 미술 경연 대회의 우승자 제이슨 M. 앨런도, Midjourney 에 넣을 문장을 고민하고, 출력된 이미지 중에 원하는 작품을 골라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방향, 즉 기술과 인간이 협력하여 하나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예술계는 인간의 창작성을 발휘하면서도 더 효율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참고문헌]
최현숙. (2020). 인공지능(AI)에 의해 창작된 미술품과 저작권법상 저작물성
박찬, “오픈AI, 텍스트를 고해상도 이미지로 생성하는 AI 시스템 ‘DALL-E 2’ 개발”, AI 타임즈, 2022. 04. 08.
박찬, "와.." 감탄 나오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의 작품들, AI 타임즈, 2022. 08. 10.
Beth Nicholls, “We need to talk about the Midjourney Discord-based AI image generator”, Digital Camera World, 2022. 08.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