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웨이모 엔지니어가 Hashed에 간 이유
Hashed EIR 고우종을 만나다.
국내에도 Web3 열풍이 거세다. 특히 Hashed를 필두로 한 국내 VC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탈중앙화’라는 목표 아래 Web3진영은 스타트업씬의 수많은 인재와 자본을 무서운 속도로 흡수하는 중이다. 단순한 암호화폐 투기 너머 그들이 진정으로 관심갖고 있는 무언가가 몹시 궁금한 요즘이다.
최근 XREAL이 만난 고우종 Hashed EIR은 진정한 자율주행기술 1위로 알려진 구글 웨이모 엔지니어 출신의 기업가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UC Berkeley에서 Computer Science PhD 과정을 밟던 중 학업을 포기하고 구글 웨이모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가, 또다시 퇴사 후 창업의 길로 들어선 특색있는 이력의 소유자기도 하다. Hashed EIR에 합류한 이후로 NFT 프로젝트와 Builders DAO에 참여하기도 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은 어느 길을 택해야 빛을 볼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 많다. “고민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서야, 맞닥뜨리는 의사결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 있다”라고 조언하는 그를 만났다.
이런 생각들이 대학원 진학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입학할 때는 컴퓨터 그래픽스로 들어갔지만 나올 때 쯤, ML/AI 분야를 결심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고요. 예를 들어 딥러닝은 지금은 워낙 잘 되고 있지만 제가 대학원 다닐 시절에는 초기 단계였어요. “ML/AI가 앞으로 많이 발전하겠다” 라는 생각 때문에 방향을 바꿨던 게 2015년이었고요. 자율주행차도 그 당시엔 장난감 같은 수준이었지만 되기만 한다면 세상이 완전히 바뀔 수 있겠다 이런 기술이었기 때문에 박사과정을 dropout하고 웨이모에 조인하게 된 거고요
모든 기술의 도입에는 항상 변곡점이 있었는데 “만일 이게 가능해지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를 생각했을 때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저는 아무리 이르더라도 도전했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web3와 메타버스가 그런 기술이네요.
어느 분야든지 세계에서 그 분야의 첨단을 달리는 곳들이 있는데 제 경우에는 실리콘 밸리였습니다. 그래서 UC Berkeley로 대학원을 진학했어요. 진학한 후 구글에서 인턴을 했는데 당시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직원들에게만 프레젠테이션을 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이거는 되면 엄청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을 휴학하고 웨이모로 조인한 거죠. 웨이모 내부에서 기술의 최전선을 직접 보게 되니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내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하고 어떤 사람들과 일하는지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미국은 리더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리더 자리를 줘요. 신입이라도 리더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고 입사한지 10년, 20년 지나도 아직도 말단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갓 대학 졸업한 젊은 사람이라도 행동이 리더고, 말하는 것도 리더처럼 말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팀을 꾸리는 노력도 이미 CTO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사람이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런 말이 있어요. 내가 A를 하고 싶은지 아니면 B를 하고 싶은지 결정을 못 내리겠으면 동전을 튕겨서 정하고 그 결정을 평생 따르라고요. 그러면 동전을 딱 튕기는 순간 제발 동전의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오기를 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죠. 이렇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이 와야 깨달아요.
저의 경우도 퇴사하기 전까지는 “나 곧 퇴사할 거야!”라는 말 쉽게 하고 다녔지만 퇴사 서류에 사인할 때는 그제서야 “진짜구나” 실감도 나고 떨렸습니다. 그런 떨림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한다면 그건 정말 원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경험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되는 시점에 와서 그 시점을 피하지 않고 뚫고 갈 때 그때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많이 알게 돼요.
유학 갈 때 지금까지 소유했던 모든 걸 다 처분하고 이민가방 싸고 비행기표 끊을 때 내가 정말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가? 라는 질문에 맞닥뜨리죠. 또 미국에서 짐 싸고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을 때도 내가 정말로 다시 한국에 가고 싶은가? 에 답해야 하죠. 이런 중요한 판단을 어린 나이부터 직접 하면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종종 다른 문화권에서 일해보거나 아니면 분야를 바꿔보는 것도 나에게 무엇이 맞는지 발견하기에 좋습니다. 저도 진로를 컴퓨터 그래픽스에서 컴퓨터 비전으로, 또 web3/crypto로 계속 바꿔 왔거든요.
그리고 배우자고 했으면 프로그래밍을 너무 심각하게 접근하지 말고 본인의 관심사 내지 풀어보고 싶은 문제부터 태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모바일 앱부터 남이 만들어 둔 example들 참고하면서 누더기로라도 만들고 나면 자연스럽게 흥미가 생기거든요. 물론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요.
처음에 그런 착각 많이 합니다. 모든 걸 다 알아야만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CS(컴퓨터공학) 전공할 때도 네트워크든 OS든 개설된 강의는 다 듣고 알아야만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가서 훌륭한 교수님과 여러 박사들과도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모든 분야를 다 잘 아는 사람은 없었어요. 자기가 하는 것만 잘 알지 전체를 속속들이 다 아는 사람은 존재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나는 비전공자니까 잘 모르고 그래서 이거 못 만들거야” 이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그 프로젝트에 필요한 것만 쏙쏙 빼와서 만들면 됩니다. 다 알 필요는 전혀 없고 모르고 가져다 쓰는 코드가 있어도 괜찮아요. 돌아가기만 하면 돼요.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도 어렸을 때 짠 코드들 보면 이해 못했지만 검색해서 찾아서 넣고 넣어 보니까 돌아가고 이러면 괜찮네 이러면서 많이 넘어갔거든요.
앞으로 제가 회사에 고용되어서 일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성인이 된 후에 학부 4년, Nexon에서 병특 3년, 대학원 4년, 그리고 웨이모 5년, 이렇게 시간을 많이 썼거든요. 더 큰 성장을 위해 이제 저의 것을 해야하는데 web3는 그런 걸 하기에 딱 좋은, 제 가치관과 잘 맞는 그런 분야라고 판단을 해서 정한거에요.
세상 일이 뒤돌아 보면 다 연결이 되긴 해요. 내가 그때 그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Hashed에 와 있게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많이들 하는 이야기인데 돌아보면 그런 경험들이 다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더라구요. 그때 비트코인 포럼에 들어가서 글을 읽어보고 하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안 올 수도 있었습니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 지식이 조금씩 쌓이면서 생각이 바뀌지만 안 그랬다면 “비트코인? 그건 뭐야? 난 잘 이해가 안 되는데? 모르겠어!” 이럴 수도 있죠. 이렇게 씨앗을 많이 뿌려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에 제가 창업 관련해서 자주 이야기 나누는 두세분이 있는데 주로 on-chain data analysis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다들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출신들이라서 그런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아직 concrete한 것은 없지만 ‘tokenomics와 on-chain data analysis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결합될까?’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Interviewer : 민효식
고우종님은…(http://wjkoh.com)
Work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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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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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 student, Computer Science, Aug. 2012 - May 2016 (on leav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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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Computer Science, May 2016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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