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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 분야가 메타버스를 활용하려 한다고?

이 글은 심리 상담 분야에서 어떻게 메타버스를 활용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 논의가 가장 많이 진행되고 있는 “가상현실(VR)”에 주목하여 글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현대인들에게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는 질병처럼 여겨집니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무력감을 느끼거나,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병원에 가서 심리 상담을 받고 처방을 받습니다. 이렇듯 현대인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심리 지원 분야지만, 막상 기술 도입은 생각보다 지지부진합니다. 원격 진찰 등으로 인한 오진 가능성을 비롯해, 비대면 진료가 환자에게 친밀감을 주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아무래도 ‘가상현실'이라는 비대면 기술과 심리 상담과의 만남은 쉬이 접근할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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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랍게도,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가상현실을 통해 정신 질환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2001년 9월 11일 쌍둥이 빌딩 테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었던 응급요원은 가상현실 치료를 받은 뒤 6개월 후 스트레스로부터 성공적으로 회복했습니다.
또한, XRHealth는 VR헤드셋을 활용해 스트레스 관리, 우울증 등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서비스는 환자에게 움직임을 안내할뿐만 아니라 이를 측정하여 의료 전문가에게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XR Health 의 VR치료는 질환의 근본원인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의 핵심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대면치료보다 능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결코 새롭지만은 않은 메타버스와 심리 상담 분야의 결합은 만남은, 최근 코로나 19 로 인한 거리두기 현상이 야기한 ‘코로나 블루’로 인해 다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상 현실 치료는 어떠한 장점을, 어떤 연유에서 갖는 것일까요?

가상현실 치료의 효과

1. 미술 치료에서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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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는 예술과 심리 치료 이론, 상담 이론이 통합된 기법입니다. 미술 치료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움직임은 건강 완화와 에너지를 불러오며, 율동이 주는 울림은 진정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술치료는 환자의 움직임에 의존해야 하므로 움직임의 범위에 대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가상환경을 활용한 미술치료인 VRAT(Virtual Reality Art Theraphy)는 HMD 헤드셋, 컨트롤러, 모션 센서를 통해 작은 몸짓만으로도 미술행위를 가능케 합니다. 예컨대 동작이 원활하지 않은 노령층 환자도 VR 환경에서는 몸짓만으로 역동적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2. 노출치료 기법에서의 효과

공포증 치료에 효과적인 기법인 노출치료 기법은 내담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공포 상황에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노출 시키면서, 불안이 가라앉을 때까지 익숙해지게 하는 기법입니다. 이러한 노출치료를 위해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하면, 현실 세계에 조성하기 힘든 상황을 내담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치료 과정 동안에 치료자가 컴퓨터로 내담자의 가상환경을 최적화 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내담자가 겪고 있는 공포 환경에 직접 노출되어야 하는 전통적인 노출치료 기법과 달리, 가상환경 치료는 내담자의 상황에 맞게 자극적인 변수들을 잘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치료 환경을 한 번 구성해놓으면, 이후에는 부가적인 상황만 변경 해주면 되므로 비용과 물리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3. 불안 장애 치료에서의 이점

정신 질환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인 공황장애와 같은 사회적 불안을 치료할 때도 가상현실이 쓰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무대 및 대중들 앞에 서는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점차 노출 빈도를 늘림으로써, 환자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충분히 연습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증상별로 디테일하게 다양한 시나리오를 입력할 수 있으며, 진행을 돕기 위해 불안 유발 요소의 양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기에, 유연성 있는 치료도 가능합니다.

가상현실 치료의 한계

물론 가상현실 치료는 몇 가지 한계점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VRAT는 정서적 표현을 유발하는 유동적 매체로서 현실에서의 감각적 경험을 충분히 재현해내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용자에게 VRAT의 속도감 있는 자극은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더하여, 가상환경에서의 노출 치료를 통해서는 환자의 동공 움직임과 같은 중요한 시각적 증거들을 볼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지금까지 가상현실을 활용한 심리 상담이 학문적으로는 많이 연구가 되었지만,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같은 형태로 구현된 사례는 적다는 사실도 아쉬운 점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메타버스는 응용될 수 있는 범위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측면에 국한하여 논의가 전개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리상담과 메타버스의 연결은 보다 새로운 주제로, 실제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현실세계와 가상현실의 더욱 진실된 연결을 이루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작성자: 이서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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